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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해녀들의 강인함과 애환이 느껴집니다.

1. 해녀 - 강통원
거친 숨 몰아쉬며
물질하는
검은 옷의 여인들
억척스런
삶의 무게만큼
오늘도
바다는 깊고 푸르다
해안가
하얀 포말처럼
피어나는
그녀들의
숨비소리*는
어머니의
따뜻한
젖줄과 같다
*숨비소리: 해녀가 물질 후 물 밖으로 나와 내는 숨소리
2. 해녀 - 정인수
빗창을 손에 쥐고
물속에 들어가면
소중의 바람으로 열두 길 물속이다.
전복을 따기도 전에
차오르는 물숨이여.
검은 물결 아래
가쁜 숨 몰아쉬며
하나 둘 건져 올리는
가난한 날들의 푸른 희망.
해녀의 노래는
거친 파도 소리에 묻히고
어깨 위 짊어진
삶의 무게는 무겁기만 하다.
돌아와 젖은 몸 녹이는
따뜻한 방 한 칸
그것이 그녀의
작고 간절한 소망이다.
3. 해녀 김옥련 1 - 허영선
죄명은 소요랍니다
기어코 이름 불지 않았습니다
문패 없는 바다에서 무자맥질한 죄
한목숨 바다에 걸고 산 죄는
있습니다만,
또 하나 죄라면
전복 해초 바다 물건 제값 달란 죄
악덕 상인 파면하란 죄
바다는 우리 밭, 호미 들고 빗장 든 죄
관덕정* 넓은 마당
끌려 나온 해녀들
맨발에 짚신 한 짝 신지 못하고
햇볕에 얼굴은 숯검댕입니다
감옥소 담벼락 아래
쑥대처럼 쓰러진 해녀들
차디찬 주먹밥에 목이 메입니다
우리가 바다 지킨 죄밖에 없습니다
*관덕정: 조선시대 제주 목사가 집무하던 관아 건물

이 시틀은 제주 해녀들의 고된 물질 작업, 삶의 무게, 공동체 의식, 그리고 억압에 맞서는 강인한 정신 등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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