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피어나는 바닷가의 보석, 해당화 이야기/ 강진 해당화 축제 / 김소월, 박경희 시인의 「해당화」

아름다운 꽃과 향기로 우리를 매료시키는 해당화, 5월부터 7월까지 붉고 탐스러운 꽃을 피워 올리는 해당화는 특히 바닷가 근처에서 많이 볼 수 있어 여름의 낭만을 더해주는 꽃,

해당화, 너는 누구니?

해당화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관목으로, 학명은 Rosa rugosa입니다. '해당화(海棠花)'라는 이름은 중국에서 유래되었는데, 그 아름다움이 비단으로 짠 휘장과 같다고 하여 붙여졌다는 설이 있어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나 튼튼한 생명력을 자랑하며, 잎은 주름이 많고 꽃은 붉은색 외에도 흰색, 분홍색 등 다양하게 피어납니다. 특히 꽃에서 나는 은은하고 달콤한 향기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죠.


바닷가에서 만나는 붉은 아름다움
해당화는 모래땅이나 바닷가처럼 물 빠짐이 좋고 햇볕이 잘 드는 곳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동해안이나 서해안의 해변가에서 군락을 이루어 핀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붉게 피어난 해당화는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합니다.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반짝이는 붉은 꽃잎과 짙푸른 잎사귀의 조화는 강렬하면서도 아름다운 인상을 남기죠.

몇년전부터 전남 강진에 해당화 축제가 생겼는데 벗꽃축제 다음 가라면 서러울 듯 한 풍경이예요

해당화에 얽힌 이야기와 문화
예로부터 해당화는 그 아름다움 덕분에 많은 시인과 묵객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이른 여름에 피어나 짧고 강렬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모습은 애틋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는데요. 또한, 해당화의 열매는 '매괴자'라고 불리며 약재로도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해당화를 노래한 시와 노래
해당화의 아름다움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도록, 해당화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시도 감상해 보겠습니다.

1. 시: 김소월, 「해당화」
> 툭툭 떨어지는 꽃잎은
> 뉘우치는 마음인가요.
> 밟고 간 나의 발자국마다
> 하염없이 붉어집니다.
> 언덕을 내려 외딴 길을
> 혼자서 걸어갑니다.
> 지나는 바람결에
> 숨겨둔 눈물 보일까
> 두 손으로 얼굴 가리고
> 흐느껴 울었습니다.
> 아, 해당화 피는 언덕에
> 나 홀로 서서 웁니다.
>
김소월 시인의 「해당화」는 떨어지는 해당화 꽃잎의 붉은 색을 통해 지난날에 대한 깊은 후회와 슬픔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홀로 남겨진 듯한 화자의 외로움과 애절함이 느껴지는것 같아요.


2. 노래: 박경희, 「해당화」
가사 전체를 소개해 드리면 좋겠지만, 저작권상의 문제로 인해 가장 유명한 첫 부분을 다시 한번 소개해 드립니다.
> 해당화 피고지는 섬마을에
> 철새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 열아홉살 수줍은 섬색시와
> 둘이서 속삭이는 정다운 이야기
>
박경희 씨의 노래 「해당화」는 아름다운 섬마을의 풍경 속에서 피어나는 해당화처럼 순수하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섬마을, 철새, 그리고 수줍은 섬색시라는 서정적인 소재들과 함께 해당화의 이미지가 어우러져 듣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는 곡입니다.


붉은 꽃잎 속에 아름다움과 애틋한 감정을 동시에 담고 있는 해당화. 김소월 시인의 시에서는 슬픔과 그리움으로, 박경희 씨의 노래에서는 아름다운 사랑의 풍경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앞으로도 해당화를 보게 된다면, 그 붉은 아름다움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오늘 해당화 이야기가 여러분의 마음에 작은 울림을 주었기를 바랍니다.